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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신문 기고문] 국민창안 정책실명제

국민창안 정책실명제

(법률신문, 202311월 5일)

 

김명신 변리사

전 대한변리사회 회장

 

·중 갈등과 함께 러시아의 전쟁 도발로 전개되는 미묘한 국제 환경은 지금 세계를 큰 혼란에 빠트리며 연일 크고 작은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 내고 있다. 특히 기후 온난화로 인한 환경문제와 식량문제 등 심각한 경제파동 문제와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문제는 이미 세계적인 이슈로 부상되어 있으며, 우리에게도 방사능 폐기물 보관장소 문제를 비롯하여 에너지 공급, 국민연금, 인구, 교육, 노동 문제 등 다양한 분야에 중차대한 국책 과제들이 산적되고 있다.

 

우리나라 사법연감 통계에 따르면, 2022년도의 민사·형사·가사 등 연간 소송사건 접수 건수가 616 7312건으로서 국민 평균 8명당 1건씩 법원에 소송을 청구한 셈이 된다. 일본이 연간 총 337 5121건의 소송사건이 접수되어 국민 평균 37명당 1건씩 소송을 청구한 것에 비하면 우리의 소송 건수는 무려 일본의 5배나 된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소송 천국이라는 미국을 닮아갈까 두렵다. 또 국민권익위원회의 집계에 의하면 지난해에 접수된 민원은 총 1238만여 건이나 되는데, 이는 국민 다섯 명 중 한 명이 정부 부처에 민원을 제출한 셈이다. 이 정도의 민원이 제기되면 전국의 모든 공무원이 정상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없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수년 전 유니세프한국위원회 부회장 자격으로 히말라야에 있는 은둔의 나라 인구 75만 명인 부탄에 필자가 기부한 기부금으로 조그마한 학교를 건축하는 기공식에 참석한 적이 있었는데, 부탄은 국민소득은 낮으나, 사회갈등이 적어 전세계에서 행복 지수가 제일 높은 곳임을 체감할 수 있었다.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자본주의가 발달할수록 인권과 권리 주장이 날로 강해지는 현상은 불가피할 것이다. 이러한 국민의 폭증하는 갈등을 완화하는 방안에 대하여 필자는 오래전부터 검토해온 바 있는데, 이번에 국민창안 정책 실명제를 제안하고자 한다.

 

현재도 '민원 처리에 관한 법률'이 있으나, 그 심사와 실행에 대한 집행권은 오로지 정부가 독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혜택도 미미하여 이 법으로서는 획기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가 없다. 요컨대 국가의 주요 정책이 객관적으로 충분한 토론을 거치지 않고 임기응변식으로 결정되어져서는 안 될 것인 만큼, 대통령·장관 또는 국회의원들이 정책을 입안하여 결정한 후, 상명하복 형태로 시행되는 지금까지의 국가정책 운영제도를 획기적으로 전환하여, 앞으로는 국민이 제안한 우수한 정책들에 대하여 합리적인 심사기구 구성과 함께 공정한 심사를 거쳐 채택하고, 그 정책 제안자인 국민 이름을 그 정책명에 병기하여 주면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일정 금액의 연금을 지급하듯이, 채택된 정책 제안자에게 소정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제도를 마련해 보자는 것이다.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국민의 18%나 되는 현시점에서 고도의 전문직에 종사하다가 은퇴한 고령자를 비롯하여 고학력의 전업주부, 청년 실업자, 회사원, 군인 등 전 국민을 대상으로 매월 500만 원씩 10년간 보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거액의 현상금을 걸고 우수한 정책들을 제안토록 현상광고를 한다면 기상천외의 좋은 정책들이 개발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국민창안 정책실명제도는 다양한 사회갈등 모두를 민원이나 소송으로 해결하려는 환경을 뛰어넘어, 모든 국민이 삼삼오오 모여 훌륭한 정책을 마련하려고 노력하고 그 결과 정부로부터 정당한 보상을 받게 되면 국민 각자에게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큰 숙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각종 민원이나 소송을 준비하는 국민의 관심을 건전한 방향으로 유도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소송이나 민원 건수도 줄이는 효과마저 얻을 수 있게 될 것이다.

한편,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의 생존전략으로서, 모든 국민의 지혜를 모아 국제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필자가 지식재산기본법의 제정 운동을 주도하여 2011년부터 이 법이 시행되고 있으나, 이 법을 더욱 보완할 필요성이 생겼으며, 전 국민의 모든 창작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이제는 콘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지식재산처의 설립이 긴요한 시기가 도래했다. 아무튼 우리 국민의 슬기로운 지혜를 집대성하여 두 번째의 한강의 기적을 반드시 이루어, 작지만 강한 나라를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